크라우드펀딩 후원자께 묻다

크라우드펀딩 후원자께 묻다
이미지 출처 klimkin

1인 출판 프로젝트 ZZOM의 첫 책 '처음 배우는 그래픽 레코딩'이 크라우드펀딩을 무사히 마친 지 한 달 여의 시간이 지났다. 적당히 들뜬 마음과 아쉬운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후기를 쓰는 걸 미루고 있었는데 이제는 비교적 담담하게 내가 겪었던 이야기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록을 남겨본다.


크라우드펀딩을 왜 한 건데?

‘처음 배우는 그래픽 레코딩’은 아직은 낯선 ‘그래픽 레코더’, ‘그래픽 퍼실리테이터’라는 역할을 소개하기 위해 번역한 책이다. 한국에서도 현업으로 활동하는 실천가는 있지만 일반인에게 인식될 정도로 눈에 띄진 않는 정도다. 마침 비교적 쉬운 개념과 간단한 스킬로 초보 그래픽 레코더로 입문하기 좋은 책을 발견하여 직접 번역 판권을 확보하고 1인 출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펀딩 결과는 어땠는데?

목표금액 260% 달성, 1700여만원의 제작비와 777명의 후원자를 기록했다. 목표 금액은 660만원으로 인건비, 굿즈 제작비, 배송비를 제외하고 번역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선인세와 종이책 제작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이용료를 포함한 금액이었다.

첫 크라우드펀딩 치고는 좋은 시작이었다. 물론 처음 해보는 크라우드펀딩이라 시행착오는 많았지만 다행히 이해심 있고 너그러운 후원자를 만난 덕에 몇 번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목업 이미지

잘 끝났는데 설문은 왜 한 거야?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많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다행히도 잘 끝났다. 후원자에게 멱살 잡히지도 않았고, 소비자 보호원 고발이 접수 되었다거나, 귀갓길을 조심해야 할 만큼의 위협을 받은 적도 없다.

하지만 이게 정말 잘 마무리된 걸까? 더 잘할 수는 없었을까?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나름의 가설을 세워보고 대책도 생각했지만 그게 또 나의 실수는 아닐까 걱정도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냥 물어보면 되잖아?

아 그렇구나

그렇다. 그냥 후원자에게 물어보면 되는 일이었다. 답을 받지 못하면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유의미한 이야기는 들을 수 있을 것 같고, 뭐라도 개선할만한 실마리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재고 꾸미고 할 것 없이 구글 설문지를 하나 만들었다.

설문을 만들 때는 얻으려는 정보도 중요하지만, 응답하는 과정에서 짜증이 덜 나도록 적당한 문항 수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설문이 될까 며칠 고민했는데, 별 뾰족한 수도 없고 고민만 하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작성하고 뿌리기로 했다.

설문 응답률은 무려

전체 후원자 777명, 정확하게는 최종 결재까지 성공한 772명이 설문 대상 타깃이었다. 응답률은 무려(?) 1.3%.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명의 후원자가 응답해주셨다. 설문은 리워드를 첫 발송하고 3주가 지난 시점에 텀블벅의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공지했다. 프로젝트가 사실상 끝난 지 오래라 후원자의 관심도 옅어진 상태. 어지간히 호의적이지 않은 한 일부러 설문에 응답하긴 하긴 귀찮을 상황이었다.

설문이 늦어진 건 프로젝트로 과열된 내 멘탈을 식히느라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건데 덩달아 후원자의 관심까지 식힌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명의 응답을 받고 나니 참 다행스러웠고, 응답 주신 내용 한 줄 한줄을 더 곱씹으며 읽을 수 있었다. 솔직히 응답률 1.3%면 내 주식 수익률보다 높다. 엉엉

설문 내용은 어땠을까

우선 설문 내용은 이러했다.

현재는 마감한 상태라 설문 결과를 사본으로 보관해두었다. 다만 설문 기능을 닫진 않았는데 혹시라도 뒤늦게 뜻하지 않은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지도 몰라 가능한 한 채널을 열어둘 생각이다.

후원한 동기는?

응답자는 10명이지만 중복 선택을 허용한 문항이다. 설문 외에도 프로젝트 기간 내내 댓글이나 카톡, SMS 문자나 SNS 메시지 등으로 다양한 의견을 들었는데 그 내용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사실 ‘그래픽 레코딩’이라는 워낙에 생소한 키워드라 잠재 독자를 얼마나 자극할까 걱정했는데 이외로 프로젝트 소개나 참고 이미지가 내용 파악에 도움이 된 모양이었다.

[설문 결과]

후원 동기

사실 소개 글을 보지 않고 책 제목을 먼저 접한 사람은 ‘그래픽 레코딩’이 컴퓨터 그래픽 관련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표지를 넘겨보기까지의 첫 허들이 높았던 거다. 가제본을 만들었을 때 제목을 바꿔보자는 모 편집자의 의견이 있었는데 이 얘기는 다른 포스트에서 에피소드를 풀 예정이다.

한편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페이지는 일반 서점 상세 페이지와 달리 첫 이미지가 반드시 책 표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래서 책 내용에 관심을 끌만한 이미지를 프로젝트 기간 중에 몇 번 갈아 넣으면서 새로운 관심을 끌어보려 노력했었다. 아래는 프로젝트 기간 중 바꿨던 이미지 몇 가지이다.

정석대로 책 목업을 표시한 이미지 (200명 달성)
온라인 그래픽 레코딩이 어떤 모습인지 보이고 싶어서 사용한 이미지 (101% 달성)
오프라인 그래픽 레코딩의 결과물이 어떤 형태인지 보이고 싶어서 사용한 이미지 (프로젝트 마감 당시)
태블릿 유저를 끌어보려고 표시한 이미지 (왼쪽 아래)

메인 리워드(책, 워크북, 마카)의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은?

메인 리워드인 책과 워크북, 마카에 대한 의견과 랜덤 굿즈에 대한 의견을 분리해서 받았다. 왜냐면 메인 리워드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랜덤 굿즈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아쉬운 조미료 같은 존재라서다. 대충 설문 응답은 아래와 같았다.

[설문 결과]

  • 종이책인데도 책이 작고 가벼워서 이동하며 틈틈이 읽기에 좋았습니다.
  • 처음부터 전자책을 같이 했으면 좋았을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물리 책보다는 전자책을 더 선호하거든요.
  • 다른 것에 치여 아직 제대로 보지 못해 아직 없습니다!
  • 책은 읽히기 쉽게 잘 디자인되어 좋았습니다. 워크북은 따라 그리기 편하게 서서히 그림이 옅어지는 방식이 신선하면서도 예전에 한글을 처음 배울 때 처럼 따라 하도록 설계되어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 워크북이 단순한 따라 그리기라 아쉬웠어요. 초심자 대상이라면 단계별로 그리는 방법이었으면 차라리 좋았을 것 같아요~
  • 전 다 좋았어요. 정성이 너무 과했던 게 단점이랄까? ^^
  • 책과 워크북을 받아서 뭔가 해보고 싶은 맘이 생겼어요^^ 마카는 따로 신청하지 않았어요.
  • 기대했던 만큼 괜찮았습니다^^
  • 책을 받고 생각보다 너무 예시가 많아서 좀 놀랬어요. 내용이 더 알찼으면 좋겠네요.
  • 배송이 살짝 늦긴 했지만 아쉽진 않았고, 굿즈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단 배송 기간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 따로 설문이 있으니 그때 얘기하기로 하고 대체로 책 내용에는 만족스러운 듯해서 다행이었다. 눈여겨보았던 부분은 워크북에 관한 의견이었는데 사실 원서에는 워크북이란 게 없다. 워크북 내용이 본책의 부록으로 인쇄되어 있는데, 직접 보고 그리거나 온라인에서 다운로드하여 발표 자료 등에 활용할 수 있게 제공되는 형식이다.

번역하는 입장에선 원서의 접근 방법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독자 입장에선 이걸 베껴서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원서 저자에게 이런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여 크라우드펀딩 차별화 요소로 비매품 워크북을 만들 수 있었다.

처음 목업으로 만들었던 워크북
최종 완성된 워크북
안타깝게도 페이지 제본 순서가 맞지 않는 사고도 있었음 (우측 하단 페이지 번호 참고)

워크북은 의외로 반응이 좋았던지라 따로 구매할 수 있냐는 문의가 많았는데 처음에 크라우드펀딩 전용으로만 내놓기로 했던 거라 일반 서점에서 구매할 때는 워크북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설문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채널로 워크북에 관한 의견을 받았는데 그중 몇 가지를 요약하면 이러하다.

[관련 의견 요약]

  • 막상 따라 그리면 뒤가 비친다. 종이를 좀 더 두꺼운 걸로 하면 좋겠다.
  • 다운로드하는 파일도 워크북 형태의 PDF였으면 좋겠다.
  • 아까워서 그리지 못하겠다. 그냥 소장하겠다.
  • 위, 아래 모서리에 살짝 눌린 흔적이 있다.

사실 워크북이 중철제본되는 과정에서 페이지 위치가 잘 못 제본된 게 나오거나, 위아래에 끈에 눌린 자국이 심한 게 있었는데 후원자님이 너그럽게 양해를 해주셔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회고를 할 때 개선 방안을 정리할 예정이다.

랜덤 굿즈의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은?

혹자는 크라우드펀딩이 예쁜 쓰레기를 덤으로 주는 프로젝트, 혹은 문방구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사실 이번 프로젝트도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다. 처음 생각한 멋진 굿즈는 도서 정가 5% 내의 가격이어야 한다는 도서 정가제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랜덤 굿즈는 대량 구매 시 단가를 낮출 수 있는 드로잉 글로브와 그림엽서, 접착식 책갈피와 자석식 책갈피가 있었고, 포장 직전에 스티커를 제공받아 최종 랜덤 굿즈 라인업에 포함되었다.

크라우드펀딩 시작 당시의 랜덤 굿즈 후보
최종적으로 랜덤 굿즈는 글로브, 엽서, 책갈피, 스티커로 결정됨

처음에는 아이패드 드로잉이라는 점을 감안해 태블릿 호환 펜슬, 아이팬슬 호환 펜촉 등도 고려했었는데 아무리 대량 구매를 해도 도서 정가의 5% 내에 들진 못했다. 그 밖에도 디지털 드로잉이 아닌 아날로그 드로잉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더 범용적인 굿즈를 선정하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만족한 정진호 작가님의 그림엽서는 매년 하는 작가님 개인 전시회 때 구입 가능할지도

어쨌거나 이에 대한 설문 응답은 이러했다.

[설문 결과]

  • 디자인이 귀여워서 좋았습니다!
  • 귀엽고 좋았습니다.
  • 랜덤 굿즈에 의의를 두고 참여한 게 아니라 여러모로 계속 고민과 과정에 대해 알려주신 게 너무 좋았습니다
  • 너무 여러 개를 준비하셔서 바쁘셨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좋은 품질로 준비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굿즈가 있었는데 너무 많다 보니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 있었어요^^
  • 프로젝트 취지에 어울리는 굿즈라 좋았어요! 랜덤이라고는 하지만 품목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좋았어요
  • 공짜에 좋고 나쁘고 가 어디있겠어요 ^^
  • 굿즈는 안 주셔도 괜찮았는데, 너무 번거로우셨을 것 같아요.
  • 접착식 책갈피는 솔직히 별 쓸 데가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 저는 실은 접착식 책갈피를 잘 사용하지 않아요…ㅎㅎ 점착 부분이 좀 남는 거 같아서 안 쓰게 되더라고요.
  • 저는 좋았습니다 : )

대체로 반응이 좋았던 건 책갈피였는데 그림이 고양이나 동물 모양이 많아서 좋은 인상을 준 모양이다. 그리고 엽서나 스티커도 ‘드로잉’이라는 주제를 잘 살릴 수 있는 굿즈여서 반응이 좋았다. 아쉬운 부분은 ‘접착식 책갈피’였는데 보기는 귀여운데 접착력이 약해서 잘 떨어진다는 의견과 책에 끈적함이 남을까 봐 쓰기 꺼려진다는 얘기도 있었다. 사실 자석식이 재질이 단단해서 책에 자국을 남길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독자들은 자석식 책갈피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었다.

랜덤 굿즈의 가짓수가 많아 포장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삽질이 있었는데 이건 따로 포장, 배송 관련 후기에서 따로 정리하도록 하겠다. (이번에는 설문 결과에만 집중하기로)

취향 저격이라는 좋은 평가를 들었으나 접착력이 약해 아쉽다는 접착식 책갈피
의외로 많은 분이 선호하셨던 자석식 책갈피

한편 이 설문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수량이 한정되었던 드로잉 글로브와 그림엽서에 대한 수요가 컸는데 다음에는 수량이 제한된 품목에 대해서는 얼리버드 선택 시 굿즈를 선택할 수 있게 프로세스를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굿즈에 대해서는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이 많으니 따로 정리해서 포스팅하는 걸로… ㅎㅎ

프로젝트 공개부터 마감까지 적당한 기간은?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공개부터 마감까지 8주가 걸렸다. 꽤나 긴 시간이 걸렸는데 6월에 시작한 프로젝트 중간에 여름휴가도 있고 장마철도 있었던지라 책을 내기엔 적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출판 관련 커뮤니티에서 습도나 온도의 영향으로 책이 휘는 현상을 보았던지라 지례 겁을 먹은 영향도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후원자가 느끼는 적당한 기간은 8주였는데 응답자 10명 중 4명, 3명, 3명의 비율인지라 4주에서 8주 범위에서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 될 것 같다. 실제로 텀블벅 프로젝트를 살펴봐도 2주면 짧은 편이고, 8주는 긴 편인지라 다음에는 6주를 목표로 진행해볼 생각 중이다.

[설문 결과]

프로젝트 공개부터 마감까지 적절한 기간은 8주인 걸로

프로젝트 마감부터 배송까지 적당한 기간은?

사실 크라우드펀딩은 제작비가 마련된 후에 제작하는 게 원래 프로세스라 프로젝트 마감, 후원금 결제, 정산 과정을 거친 후에야 제작비 집행이 가능하다. 다만 책은 그전에 미리 선행 작업을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인쇄소 정산은 익월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선행 작업을 인쇄 직전까지 끌어올려 전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설문 결과]

프로젝트 마감부터 배송까지 적절한 기간은 4주에서 6주인 걸로

설문 결과는 6주가 4명, 4주가 4명이었다. 프로젝트 마감 후 빨리 받고 싶은 기대감을 극대화한다면 4주가 괜찮을 것 같다. 프로젝트 기간이 너무 길면 프로젝트 진행 중에 후원자가 이사 가는 일이 있어 최종 배송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추석 물류 대란과 CJ택배 파업을 피하느라 책이 완성된 뒤에도 2주 이상 대기를 했었다. 그밖에도 프로젝트 기간이 길어지니 프로젝트 초기에 잡았던 예산에서 각종 비용(마카, 종잇값, 박스 값, 택배비, …)이 인상되어 프로젝트가 살짝 위태로웠던 적이 있었다. 물량 확보가 어느 정도 구체화되면 비용 인상을 감안하여 사전에 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로젝트에 대해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은?

설문을 너무 촘촘하게 구성하면 예외 상황에 대응하기 힘든지라 자유 입력 설문을 마련했다. 단, 설문에 응하는 입장에선 상당히 피곤할 수 있는지라 선택 항목으로 처리했다. 그 결과 총 6명의 응답을 받을 수 있었다.

[설문 결과]

  • 작가님께서 모든 상황을 세세히 공유해주셔서 좋았습니다.
  • 계속 과정과 후기를 올려주셔서 제게 오는 시간까지 잊지 않고 기대하며 기다릴 수 있엇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진행상황에 대해서 빠르게 공유되는 소통방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후원은 처음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왜 늦어지는지, 어떤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중간중간 아 후원을 했었지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타 프로젝트에 비해 후원기간도 길고 배송도 오래 걸리다 보니 늘어지는 감은 있었지만, 커뮤니티에 소식을 자주 공유해주셔서 심심하지는 않았어요. 조악한 퀄리티로 빨리 받기보다는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된 퀄리티로 배송받았으면 좋겠어요. 약속된 프로젝트 배송일을 차일피일 미루기보단 처음부터 늦게 배송하는 걸 목표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 전자책이 함께 나왔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워크북을 따로 여러 권 주문할 수 있게 한다거나. 종이책이 좋기도 하지만, 요즘은 환경에 대한 생각도 좀 들고, 전자책을 점점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간편하기도 하고, 필요한 부분 마킹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로 장점을 느끼게 되어서 이 책도 전자책이 있었으면 그걸로 선택했을 것 같아요.
  • 자주 진행사항을 공유해주신 점이 가장 좋았어요. 바쁘신 와중일 텐데 섬세하게 후원자의 마음을 고려해주신 것 같더라고요. 후원 한 중에 가장 기쁘고 응원한 프로젝트였답니다.
  • 설문에 응해주신 만큼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인지라 대체로 응원하는 내용이 많았는데 위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이러하다.

요약하면 이러하다.

[설문 결과 요약]

  • 프로젝트 기간이 길긴 했다.
  • 그래도 상황을 자주 공유해줘서 견딜만했다.
  • 전자책도 함께 나오면 좋겠다.

프로젝트 기간이 길었던 건 앞에서 언급했고 전자책은 1인 출판이 처음이다 보니 변수를 줄일 목적으로 리스크를 지연시킨 경향이 있다. 연말까지 전자책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이번 경험이 쌓이면 다음 책에서는 종이책과 전자책 완성 시기를 좀 더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크라우드펀딩이 ‘제작비 확보’라는 취지를 생각하면 종이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전자책을 ‘크라우드펀딩’ 형태로 진행할지는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겠다.

한편 설문 결과 전반적으로 수시로 소식을 전해서 좋았다는 의견이 있는데 프로젝트 진행 중에 다소 실수가 있어도 솔직하게 상황을 공유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다소 귀찮을 정도로 근황을 전하기도 했는데 후원자가 자발적으로 리스크를 감안하겠다고 뛰어든 모험이었던 만큼 실수를 하더라도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다만 너무 번잡한 정보 전달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으니 좀 더 우아하고 정제된 형태로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다듬을 필요는 있겠다.

다음은 실제로 주고받았던 프로젝트 근황 정보다. 실제로는 메시지, 메일, SMS 문자 등으로 상당히 집요하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정보를 전달했던 탓에 의사소통 채널도 좀 더 우아하게(?) 전략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밖에 못다 한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설문 항목이 빈약하여 의견이 누락되지 않도록 자유 입력 설문을 하나 더 준비했다. 설문 결과는 이러하다.

[설문 결과]

  • 그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프로젝트도 순탄히 진행되길 기원합니다.
  • 앞으로 다양한 책들 부탁드립니다.
  • 사내 톡 게시판을 통해 접하게 되어서 후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프로님 열정에 살짝 감동받고 나도 열심히 뭔가를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다음번에도 좋은 기회가 되어 만날 수 있도록 톡에 올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 앞으로도 흥미로운 주제의 프로젝트 기대하겠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기간도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타 프로젝트처럼 빨리빨리 하는 것보단 본인만의 페이스대로 진행하는 게 훨씬 좋을 거라 생각해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커뮤니티에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요
  • 워크북이 너무 귀여워서 아직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시작은 안 했지만, 제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꾸준히 소식을 전해주셔서 기다리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직장 생활과 병행하신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 새로운 프로젝트도 응원합니다. 다음번에도 후원자의 맘을 기쁘게 해 주실 거라 생각되어요. 좋은 하루 되셔요!

[설문 결과 요약]

  • 다음에 더 잘해라. 두고 본다.
  • 지금처럼 상황 보고 잘해라.

응답 중 회사 내부인(?)의 응답이 보이는데 후원자를 모객 하는 과정이 어땠는지는 별도의 회고 포스트로 정리하기로 한다. 마케팅의 ‘마’자도 모르지만 주먹구구로 해본 이야기를 까먹기 전에 남겨두려 한다.

이번 설문으로 배운 게 있다면

프로젝트 전반적인 회고는 따로 정리하겠지만 설문 자체에 대해 회고하자면 이런 깨달음이 있었다.

설문 조사는 프로젝트의 열기가 식기 전에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 설문의 응답률은 1.3%에 그쳤다. 아쉬운 응답률이지만 정성스러운 응답이었기에 연락처를 남겨준 분에 한해 다음 책 ‘출근했더니 스크럼 마스터가 된 건에 관하여’ 전자책을 선물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다음 책

설문은 보다 전략적으로 사전에 계획을 수립해야

통상적으로 설문을 이벤트가 끝난 후에 하는 것이 보통이나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받으려면 잘 물어보는 것도 요령이겠다. 텀블벅에 서베이 기능은 리워드의 옵션 선택 용도라 통상적인 설문을 받기엔 부적합하다.

그리고 텀블벅에서는 최종 후원자가 결정된 후에나 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고 그 전엔 따로 연락할 방법이 텀블벅 메시지, 메일, 서베이 말고는 없다. 이들 기능으로는 원하는 정보를 얻기 어려워 후원자 최종 결제 마감이 된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보고 SMS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얻고자 하는 정보와 필요한 시기에 따라 설문 내용과 방법을 미리 정해두고 전략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로젝트 회고는 주제별로 다른 포스트에 정리할 예정

4개월간의 프로젝트가 끝난 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좋은 기억만 남아있지만 그 과정에서는 우왕좌왕하며 힘들었던 시기도 분명 있었다. 다행히 순간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둔 게 있어 기억을 소환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니 프로젝트 진행 단계별로, 주제별로 회고를 하여 기록으로 남겨두려 한다.

  • 크라우드펀딩 목표 금액 설정 과정
  • 크라우드펀딩 굿즈 채택 과정
  • 크라우드펀딩 후원자 분석
  • 인쇄 과정 에피소드
  • 포장 과정 에피소드
  • 배송 과정 에피소드

지금 생각해둔 글감은 대충 이러한데 시간이 허락하는대 로 정리해보려 한다.

앞으로 1인 출판 프로젝트를 얼마나 더 지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계획하고(Plan), 실행하고(Do), 확인하고(Check), 보완하면(Adjust) 계속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20여 년간 회사에서 익혔던 온갖 기법과 노하우와 경험을 온전히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과 행동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못한다고 핑계를 찾기 전에 직접 한 번 경험하고, 실수를 했으면 스스로 책임지고, 좋은 결과가 나오면 사람들과 공유하는 그런 프로젝트를 지향하고 있다.

2021년, ZZOM의 1인 출판 프로젝트 첫 번째 사례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다음에도 더 많은 후원자를 만날 수 있도록 회고하고 보완하고 성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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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치는 어그로꾼 / 잡담과 스포를 담당하고 혼잣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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